은혼/ 카츠라 코타로 드림
주제 : 어느 여행자의 이야기


언젠가 피곤해 의자에 앉아있었던 날. 한 조숙해 보이는 꼬마아이가 다가왔었다.

"어른들은 매일 그렇게 힘드냐해?"

참 예쁜아이였는데 말야,

"그럼,"

잠시 생각하더니 이어서 내 옆에 앉아 발로 흙장난을 치며 다시 물었다.

"..나보다 더?"

아직 볼살이 통통해서 귀엽다고 말할 수 있는데 왜이렇게 조숙하게만 보이는건지, 아직 활기찬 나이일텐데 왜이리 슬퍼보이는지 의문이 들었다.

"힘든 일이 있었니?"

"마미가 아프다해."
"많이 힘들겠구나."

매일 표정이 없었던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지만 엄마가 아픈 사람은 모두 너 같이 힘들꺼야."

"언니도 그런 적 있어?"

결국 혼자 쓸쓸히 죽어가던 어머니를 보며 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럼,"

"나는 파피,마미, 오빠 그리고 내가 모두 모여야 가족이라고 생각한다해.

언니도 그래?"

가족이라는 것.

"아니, 누가 있든 없든 사라지든 생겨나든
사이가 좋든 말든 그건 상관없어. 같이 모이면 행복해지는게 '가족'이라고 생각해."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다 해."

씨익 웃으며 귀엽게 묶은 머리를 쓰다듬으니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는 꼬마숙녀였다.

"좀더 크면 알게될꺼야."

분명 그 아이는 지금의 활기찬 붉은머리 여자애일것이다. 지금은 기억 못할지라도 괜찮다. 아마 그때의 대화가 나에게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일까.

"코타로씨."
"왜 그러지?"
"가족이란건 좋네요-"
"그렇고말고"
"나는 코타로씨의 가족인가요?"
"암, 당연하지. 엘리자베스도 우리 일원들모두가 가족아닌가!"

...말을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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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0) 2015.12.12